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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ly 11, 2020

[통일로 미래로] 표현의 자유 '만끽'…“통일 앞당겨요” - KBS뉴스

supokia.blogspot.com
[앵커]

남북이 분단된 뒤 70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는데요, 긴 시간만큼이나 생활방식의 간극도 멀어지고 있습니다.

통일의 첫 단추는 이런 남북한의 차이를 좁혀나가는 것에서 시작 되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최근 탈북민들의 개인 방송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소통을 통해 남북 간의 이해를 높이겠다는 건데요.

북한에서는 누리지 못했던 표현의 자유도 실컷 누리면서, 통일을 위해 앞장서는 이들의 제작 현장을 채유나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전국에서 올라오는 농수산물이 가득한 대전의 한 시장입니다.

오랜만에 시장 안은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한데요.

["사장님 맛있는 거로 골라주세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끄는 건 시장 안 구석구석을 촬영하는 이들 때문입니다.

["(모두) 안녕하세요. (뭐해요?) 저희 지금 유튜브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방송 주제는 무더위를 이기기 위한 북한의 보양식인데요.

요리하기에 앞서 재료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이곳을 찾았습니다.

[강리혁 : "북한 음식으로 세 가지를 준비하려고 해요. 음식 만드는 게 쉽지 않지만, 오늘 열심히 해서 맛있게 만들어보겠습니다."]

["북한식 요리가 어떤 특징이 있고 남쪽 음식과 뭐가 다른지 저희가 생생하게 보여드릴 거고요. 요리하는 남자. 요섹남 확실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북한에서 수산물을 접한 적 없는 탈북민 강리혁 씨는 시장 안 온갖 수산물들이 여전히 생소하기만 하답니다.

["만져봐도 되나요? 어우 살았네! 살았어! (물줄기 뿜는 낙지) 제가 잡았어요. 한 마리!"]

상인들과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남북한 언어의 차이도 알아갑니다.

["(한국에선 보양식이라고 하면 산낙지 전복이거든요. 한국에선 그래요.) 북한에선 낙지보고 뭐라 하는지 아세요. 오징어라 그래요. (오징어는 뭐라 그래요?) 낙지라고 하고요. 거꾸로예요. 반대로."]

내친김에 산 낙지를 맛보기로 하는데요. 생동감 넘치는 이 현장은 방송에 고스란히 담깁니다.

["사장님이 뭐가 좋냐고 물어봤더니 산 낙지가 죽은 사람도 일어나게 만든다고 얘기해주셔가지고…. (산 걸)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사봤고요."]

[강리혁 : "비리지 않네요. 짭짤한 맛에 살아서 움직이는 탱탱한 식감에 정말 맛있네요. (힘 나나?) 불끈불끈 솟아요."]

최근 이같은 탈북자들의 개인 방송은 크게 늘고 있습니다.

10만 명이 넘는 고정 시청자가 있는 채널만 10개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탈북 과정과 남한 정착 과정에 대한 내용은 기본이고, 북한 사회에 대한 논평과 봉사 활동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14년 6월, 첫 방송을 시작한 강 씨의 채널에서는 7년 동안 다양한 주제를 다뤘는데요.

탈북민이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가는 코너 등 지금까지 4천여 개의 영상을 제작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봉사활동도 시작했는데요,

이번에는 요양원 어르신들에게 북한 음식을 대접하기로 했습니다.

만들어야 하는 음식량은 20인분, 순대와 순두부 등을 준비하기로 했는데요.

["저희가 오늘 떡을 북한식으로 만들 거고 순대 만들 거고, 제가 잘하는 게 있잖아요. 뭐죠? (순두부) 어르신들한테 가는 거잖아요.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서."]

어르신들에게 직접 북한 요리를 해서 맛있게 드실 수 있고 추억을 나누실 수 있게 탈북민분들이 직접 한국의 소외계층에게 어르신들에게 봉사하러 간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기와 채소 등 갖가지 재료가 들어간 소를 순대에 채우는 작업에 들어갑니다.

평안남도에서 온 강 씨는 ‘순대’를 만들며 추억이 담긴 고향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북한 같은 경우엔 고기를 마음대로 먹을 수가 없어요. 잘사는 사람들만 먹을 수 있지 평민들은 먹을 수 없어요. 어떤 집에 고기 냄새만 나도 애들이 몰려들고 너넨 좋겠다 먹어서 좋겠다 나 국물 한 그릇만 주면 안 돼 이러고.. 이게 엄청난 보양식이에요 북한에선."]

["(명절 느낌 난다는 생각하고 있었어요. 다 같이 모여서 음식 만들고 도란도란 얘기하면서...) 언제 같이 넣어보겠어요. 이게 통일이죠. 남북한이 함께 순대 넣는 게..."]

함경북도식 송편을 만드는데, 남한의 조리법과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게 많습니다.

["함경북도에선 김칫소를 많이 해요. 북한에선 채소, 김치 같은 거 볶아서 넣거든요. 채소 떡이라고 해요."]

새벽 6시부터 준비한 요리는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완성됐습니다.

요양원으로 가기 전, 10분간의 생방송이 시작됩니다.

오늘 정성스레 만든 음식을 맛보고 소개하는데, 저희 제작진도 함께했습니다.

["깜짝 생방송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오늘 특별 손님이 있으시죠. 박수 한 번 드릴까요. 제가 너무 떨려서 실제 방송보다 더 떨려요. (무슨 말씀이세요.) 김치로 해서 속을 넣다 보면 거부감도 없고 느끼한 감도 없어서 좋은 거 같아요. (북한식 송편인 거죠) 그렇죠. (제가 담백한 음식을 좋아하는데 강릉 초당순두부랑 맛이 되게 비슷해요.)"]

정성껏 만든 음식을 보자기에 싼 뒤 다 같이 요양원으로 향합니다.

["친부모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 음식을 만들었거든요. 내 자식이 해왔구나라고 생각하고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어요."]

코로나 19로 요양원 출입이 통제돼 어르신들에게 직접 요리를 전달할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보람을 느낍니다.

난생처음 북한 음식을 접하는 어르신들에게도 특별한 추억이 생긴 겁니다.

[이인섭/요양원 원장 : "(예전에도) 음식을 한 번 갖고 오셨더라고요. 그때 어르신들하고 같이 나눴는데 참 좋아하셨고 이렇게 북한 음식을 아주 다양하게 준비해 오신 적은 처음이에요. 하여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방송을 이어오면서 통일 이후의 활동까지 꿈꾸게 됐다는데요.

[장보경/사단법인 배우고 나누는 무지개 대표 : "(통일 후) 남한 사회를 겪어보지 못한 북한 주민들이 대거 생기시는 거잖아요. 남한 한국 사람들과 탈북민들과 함께 잘 융합할 수 있도록 돕는 그런 방송사가 되고 싶습니다."]

[강리혁 : "(통일에) 젊은 세대는 관심이 없는 분들도 많아요. 우리 한 동포다라는 걸 심어주기 위해서 좀 더 다양한 프로로 재밌고 더 심화 있게 방송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들이 만든 영상들이 훗날 통일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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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1, 2020 at 06:2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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