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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ugust 23, 2020

[요리의 기본 - 간] 맛을 바꾸는 '한끗 차이'…요리장인의 비법은? - 농민신문

supokia.blogspot.com
사진제공=농민신문 자매지 <전원생활>

요리장인이 알려주는 간하기 비법

소금, 재료 본연 맛·색 강조에 최적 꽃소금보다 굵은소금이 효과 좋아

간장, 가지 등 향 약한 재료와 찰떡 액젓, 국물요리 1인분에 1큰술 적당

고추장, 소금과 함께 써야 덜 텁텁

간은 조리 중간에 80~90% 하고 마지막에 약간 추가해야 실패 없어

꺼진 불인 줄 알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세다. 외출과 외식을 삼가고 집에서 밥 먹기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많아졌다. 물론 직접 요리하기보다는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이 많고, 특히 ‘요알못(요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손가락 터치 몇번이면 온갖 맛집 음식들이 집 앞까지 배달되니 굳이 잘하지 못하는 요리를 하려고 시도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콕’ 시간이 길어지자 배달음식에도 질린다. 이참에 쿡방을 보지만 말고 직접 요리를 해보자는 사람도 늘었다. 그래서 준비했다. 요리의 기본, 간 맞추기부터 재료의 풍미를 살리는 볶기의 기술까지, 이것만 알면 요알못도 요리사가 될 수 있는 비법이다.

간이 시작이고 끝이다. 좋은 재료, 양념장, 불 조절 등 여러 요리비법 중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이 간하기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사용해 잘 만든 음식이라도 간이 안 맞으면 맛이 없고, 어지간한 음식도 간만 잘 맞으면 꽤 먹을 만해진다.

하지만 요리 초보자에게 가장 어려운 것 또한 간하기다. 소금을 써야 할지 간장을 써야 할지, 양은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 처음에 할지 마지막에 할지, 알쏭달쏭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주부 경력 40년, 조리사 경력 20년의 요리장인 이유숙씨(64)가 알려주는 간하는 비법이다.

◆재료의 색과 향을 살릴 때는 ‘소금’=녹으면 무색무취가 되는 소금은 재료의 색과 향을 그대로 살려야 하는 음식에 주로 사용한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진한 육수로 맛을 낸 국물요리, 파랗고 빨갛고 노란 색이 살아 있는 채소볶음, 생선구이 같은 음식이다. 버섯볶음·볶음밥 등을 물기 없이 고슬고슬하게 만들고 싶을 때도 소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소금 대신 간장을 사용하면 자칫 음식이 축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의 맛을 더 살리려면 꽃소금이라고 불리는 정제염보다는 굵은소금(왕소금)을 사용하는 게 낫다. 정제염은 미네랄 등을 제거하고 염화나트륨만 남긴 것이어서 단순히 짠맛만 더하지만 정제하지 않은 굵은소금은 칼륨·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함유돼 있어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음식에 향을 더하고 싶을 때는 ‘간장’=기본 재료에 향을 덧입히고 싶다면 간장을 활용해보자. 가지나 당면처럼 자기 맛과 향이 강하지 않은 재료를 조리할 때나 고기를 잴 때, 국물이 자작해야 하는 각종 조림요리를 할 때 간장이 좋다. 시판 간장을 그대로 사용해도 괜찮지만 맛간장을 만들어뒀다가 사용하면 음식에 풍미를 더할 수 있다. 맛간장은 간장에 말린 양파껍질·무껍질·건표고버섯 등과 물을 넣고 일정 시간 끓이기만 하면 된다. 사과·배 등 과일이 있으면 같이 넣는다.

◆감칠맛 더하려면 ‘액젓’=음식에 감칠맛을 더하고 싶을 때는 액젓을 사용하면 좋다. 특히 달걀과 액젓은 궁합이 좋아서 달걀말이나 달걀옷을 입히는 전을 할 때 액젓을 사용하면 감칠맛이 확 살아난다. 비린내가 걱정이라면 소금과 액젓을 반씩 사용하는 것도 요령이다. 국물요리 중에서는 미역국이 액젓과 잘 어울린다. 1인분을 기준으로 할 때, 액젓을 밥숟가락으로 하나 정도 넣으면 간이 딱 좋다고 이씨는 말한다. 겉절이나 생채무침을 할 때도 액젓으로 간을 하면 풍미가 더 좋아진다.

◆‘고추장’은 소금과 함께=고추장찌개나 닭볶음탕 등 고추장으로 양념할 때는 고추장으로 매운맛을 맞춘 뒤 소금으로 간을 완성한다. 고추장만으로 간을 완성하면 맛이 텁텁하거나 달아지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이씨가 추천하는 고추장과 소금의 최적 비율은 2:1이다. 반면 된장찌개는 된장만으로 간을 완성해야 된장 특유의 구수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다만 된장맛이 진한 게 싫다면 된장 양을 줄이고 소금으로 간을 보충해도 된다.

◆간은 두번에 나눠서=소금을 얼마나 넣어야 심심하지도 짜지도 않은, 간이 딱 맞는 음식을 완성할 수 있을까. 이씨는 간을 두번에 나눠서 하라고 말한다. 음식을 하다보면 졸아들어 짜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조리 중간에 80~90%만 간을 하고 마지막에 약간 추가하면 실패 확률이 크게 줄어든단다. 짠맛은 온도가 낮을수록 강하게 느껴지므로 뜨거운 음식에 간을 할 때는 심심한 정도로 맞추는 것이 좋다. 설탕과 소금을 함께 사용할 때는 설탕을 먼저 넣고 소금을 나중에 넣어야 한다. 소금은 입자가 작아서 빨리 흡수되기 때문에 소금을 먼저 넣으면 단맛이 재료에 흡수되는 것을 방해한다.

소금이나 간장을 계량해서 넣는 습관을 들이라고 이씨는 조언한다. 계량이라고 해서 수치로 정확하게 재라는 게 아니다. 티스푼 하나, 밥숟가락 둘 같은 식이다. 계량을 해야 소금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맑은 국물요리는 1인용 뚝배기를 기준으로 할 때 소금 1티스푼, 중간 크기 감자 한개를 볶을 때는 소금 2분의 1티스푼 정도가 적정량인데 이 분량을 기준 삼아 소금량을 정하면 된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간을 하는 타이밍도 중요하다. 육류나 생선 등은 간을 미리 해서 재워두는 것이 맛을 더 좋게 하는 요령이지만 싱싱한 채소는 접시에 담기 직전에 해야 수분이 빠지지 않아 아삭한 식감이 산다.

이상희 기자 montes@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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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3, 2020 at 10: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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